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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트의 세계문화유산,전통 문화,여유를 주는 도시

by iwonyoung 2025. 4. 22.

베라트 하얀 석조 가옥들

알바니아 중남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 베라트(Berat)는 ‘천 개의 창을 가진 도시’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독특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도시는 오스만 제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전통 가옥, 고요한 강과 언덕, 중세 요새 등 고풍스러운 매력으로 유럽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조용하면서도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베라트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베라트를 여행해야 할 세 가지 이유를 깊이 있게 소개합니다.

1.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보호되는 오스만 시대의 보석

베라트가 세계적인 여행지로 알려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베라트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서, 인류의 문화와 역사적 유산을 품고 있는 살아 있는 박물관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도시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언덕 경사면을 따라 계단식으로 자리한 하얀 석조 가옥들입니다. 모두 비슷한 형태와 크기의 창을 가지고 있어 멀리서 보면 ‘천 개의 창이 달린 도시’라는 별명이 실감 날 만큼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건축 양식은 18세기 오스만 제국 시절의 전통 양식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건축사적으로도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베라트의 중심에는 오스미 강(Osumi River)이 흐르고 있으며, 이 강을 기준으로 마을은 두 개의 주요 지구로 나뉩니다. 한쪽은 무슬림들이 주로 살았던 고릴라 지구(Gorica), 다른 한쪽은 기독교인이 많았던 마한말렘 지구(Mangalem)입니다. 두 지구는 고릴라 다리(Gorica Bridge)로 연결되며, 이 다리는 도시의 역사를 이어주는 상징적인 건축물로, 여행자들에게 꼭 사진을 남기고 싶은 포토 스폿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베라트에서 반드시 올라가야 할 곳이 바로 베라트 성(Berat Castle)입니다. 해발 187m 언덕에 세워진 이 요새는 고대 이리리아 시대부터 비잔틴, 오스만 시대까지 다양한 역사적 층위를 보여주는 유적지입니다. 성 내부에는 지금도 몇 가구가 실제로 거주하고 있으며, 그 안에는 13세기 비잔틴 양식의 교회와 수도원, 작은 박물관까지 있어 하루를 보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성 꼭대기에 오르면 베라트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일몰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하얀 도시가 어우러지는 풍경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여행자라면 누구나 이 순간을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베라트는 ‘보는 것’을 넘어, ‘시간을 느끼는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특별한 도시입니다. 인파가 몰리는 유명 관광지 대신, 조용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베라트는 그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켜 줄 것입니다.

2. 전통 건축과 생활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의 리듬

베라트는 관광객을 위해 인위적으로 꾸며진 도시가 아닙니다. 이 도시는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가 여전히 그대로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여행자는 이곳에서 단순한 ‘관람’이 아닌 ‘체험’과 ‘소통’을 하게 됩니다. 전통 건축물 안에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고, 골목골목을 거닐다 보면 주민들과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주고받는 따뜻한 경험도 하게 됩니다.

베라트의 집들은 단순히 외관이 예쁜 것이 아니라, 건축 구조 자체가 문화적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돌과 목재를 조화롭게 쌓아 올려 만든 2~3층 구조의 가옥은, 자연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한 전통적 지혜가 담겨 있으며, 내부 구조 또한 가족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오랜 시간 가족들이 함께 살아온 삶의 리듬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또한 베라트에는 작은 수공예 공방들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도자기, 천연 비누, 수제 직물, 동전 세공 등 지역 장인들이 운영하는 이 가게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전통문화 체험장이 됩니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서, 장인과 대화를 나누고, 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이 경험은 대형 쇼핑몰이나 유명 브랜드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소중한 여행의 일부가 됩니다.

현지 음식 문화 역시 베라트 여행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오스만 제국의 영향을 받은 베라트의 요리는 풍미가 깊고, 향신료를 적절히 사용하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타브체 그라브체, 카차마크, 코르닐레 메 코스 같은 전통 요리는 베라트의 대표적인 지역음식으로 현지 식당에서 꼭 한 번 맛봐야 합니다.

이곳의 레스토랑은 대부분 가족이 직접 운영하는 형태이며,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손님을 집에 초대한 마음’이라는 전통적인 마인드가 살아있습니다. 이 진심 어린 환대는 여행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도시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갖게 만듭니다.

도시를 이루는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방식과 감정까지 체험할 수 있는 도시, 그것이 바로 베라트입니다. 스쳐가는 관광이 아닌, 머무르고 싶은 감정이 생기는 이 도시는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줍니다.

3. 감성을 자극하는 풍경과 여행자에게 여유를 주는 도시

베라트는 ‘풍경이 전부인 도시’는 아닙니다. 그러나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감동할 수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어떤 도시는 보는 순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베라트는 그런 도시입니다. 어쩌면 화려하지 않고, 유명하지 않고, 작고 조용한 도시일수록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베라트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도시입니다. 아침에는 새들의 지저귐과 함께 눈을 뜨고, 오후에는 강가를 산책하며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저녁에는 언덕 위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하루를 정리합니다. 관광객으로서의 스케줄이 아니라, 마치 오래전부터 이곳에 살고 있었던 사람처럼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가장 추천하는 산책 코스는 고릴라 지구에서 마한말렘 지구로 이어지는 강변 산책로입니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왼편으로는 수백 년 된 가옥들이, 오른편으로는 조용히 흐르는 오스미 강이 함께 동행해 줍니다. 강물은 투명하고 잔잔하며, 때로는 작은 배들이 유유히 떠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의 공기는 도심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맑고, 마음까지 정화되는 느낌을 줍니다.

도시 전체가 '빛과 그림자, 돌과 목재, 흙과 강물’로 구성된 한 편의 회화처럼 느껴지며, 카메라보다 눈과 가슴으로 기억하고 싶은 장면들이 끊임없이 펼쳐집니다. 그래서 베라트를 찾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진보다 눈으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아름답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베라트는 예술가, 작가, 감성 여행자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습니다. 실제로 많은 유럽 작가들이 이곳에 머물며 창작 활동을 하기도 하며, 거리에는 여행자의 손글씨 노트와 소규모 전시, 거리 공연 등이 어우러져 작지만 풍요로운 예술 감성을 선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베라트는 매우 안전한 도시입니다. 밤에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여성 혼자 여행하기에도 큰 부담이 없으며, 현지인들의 친절함과 도움 덕분에 초행자도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행은 단지 ‘무언가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베라트는 그 정의를 완전히 바꿔 놓습니다.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떻게 머무느냐’를 느끼게 해주는 도시, 베라트는 바로 그런 공간입니다.

베라트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여행지입니다. 하지만 그 고요함과 아름다움, 역사적 깊이와 문화의 온기는 누구보다도 먼저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완벽한 선택이 됩니다. 조용한 감성 여행을 찾는다면, 지금 이 순간이 바로 베라트를 만날 최고의 타이밍입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 마음이 먼저 여행하는 도시. 당신의 다음 여행이 베라트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