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천히 걸으며 감상하는 중세 유럽이 살아 숨 쉬는 낭만적인 올드타운 거리
브라쇼브를 처음 마주하는 순간, 마치 영화 세트장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듭니다. 고딕과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구시가지(Old Town)는, 유럽 중세 도시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심 광장인 피아차 스파툴루이(Piața Sfatului)에 서면, 알록달록한 건물들과 광장을 둘러싼 산맥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광장 중심에는 브라쇼브의 상징인 검은 교회(Biserica Neagră)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고딕 양식의 웅장한 교회는, 17세기 화재로 외벽이 검게 그을린 이후 ‘검은 교회’라 불리게 되었죠. 내부에는 동유럽 최대 규모의 파이프 오르간과 고풍스러운 카펫이 전시되어 있어, 고요한 성당 안에서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구시가지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천천히 걸으며 분위기를 즐기는 ‘머무름’의 공간입니다. 골목마다 로컬 카페, 책방, 예술 상점이 숨어 있어 탐험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거리 곳곳에는 예술가들이 만든 작은 조각상이나 액세서리 가게들도 많아 쇼핑의 재미도 놓치지 않습니다. 특히 일몰 무렵이면 광장은 따뜻한 오렌지 빛으로 물들고, 거리 공연이 시작되며 여행자의 감성을 깊이 자극합니다.
브라쇼브는 사람의 걸음에 맞춘 도시입니다. 자동차 소리보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먼저 들리고, 역사적 건축물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유럽의 도시 중에서도 '진짜 중세'를 걷고 싶다면, 브라쇼브의 구시가지는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공간입니다.
2. 탬파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자연과 도시의 완벽한 또 하나의 세계
브라쇼브는 단순히 도시적인 매력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도시와 자연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다는 점입니다. 시내에서 도보로 10분 정도만 걸으면 바로 탬파산(Mount Tâmpa)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탈 수 있습니다. 탬파산은 브라쇼브를 감싸고 있는 산으로, 고도가 높지 않지만 정상에 오르면 숨이 멎을 정도의 전경이 펼쳐집니다.
정상에 서면 브라쇼브 시내가 붉은 지붕의 바다처럼 내려다보이고, 멀리 트란실바니아 평야와 카르파티아 산맥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그 장면은 말 그대로 ‘파노라마’이고, 도시와 자연이 경계 없이 하나가 되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특히 아침이나 석양 무렵엔 빛이 부드럽게 번지며, 마치 유럽 고전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도보로 오르는 코스도 있는데, 약 1시간 남짓 걸리는 숲길은 산책 삼아 오르기에 적당하며, 현지인들과 함께 걷다 보면 더 생생한 경험이 됩니다. 등산 후에는 꼭 ‘브라쇼브’ 알파벳 사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남겨보세요. 마치 할리우드 사인처럼 브라쇼브를 상징하는 포인트입니다.
이처럼 탬파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브라쇼브라는 도시 전체를 조망하고 이해하는 장소입니다. 성과 도시, 마을과 자연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장소에서 잠시 머무르다 보면,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나만의 감정이 담긴 장소’로 기억될 것입니다. 조용히 앉아 도심을 내려다보는 그 몇 분이, 브라쇼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될 수도 있어요.
3. 드라큘라 실제 거주지 브란 성의 전설
루마니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드라큘라의 전설입니다. 그 상징이 되는 장소인 브란 성(Bran Castle)은 브라쇼브에서 불과 30분 거리에 있어, 브라쇼브가 브란 성 여행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줍니다. 이 구조 덕분에 많은 여행자들이 브라쇼브에 최소 2박 이상 머물게 되죠.
브란 성은 언덕 위에 고요히 서 있는 고성으로, 블라드 체페슈(드라큘라)의 실제 거주지였다는 전설 덕분에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실제로 가보면 외관도 고풍스럽고, 내부는 미로처럼 이어져 있어 탐험하듯 둘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높은 탑에서 내려다보는 마을 풍경은 로맨틱하면서도 다소 신비롭고, 저녁 무렵엔 성 전체가 붉게 물들며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브란 성 외에도 브라쇼브 근교에는 라슈노브 요새(Râșnov Citadel) 같은 매력적인 중세 요새도 가까워, 당일치기 소도시 여행을 계획하기에도 매우 좋습니다. 대중교통이나 투어버스를 이용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여행자에겐 큰 장점입니다.
브라쇼브는 이처럼 트란실바니아의 역사와 신화를 탐험하는 거점 도시로서 매우 유용합니다. 도시는 안전하고, 숙박, 식사, 교통이 모두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어 루마니아 초행자에게도 부담이 없습니다. 드라큘라 전설을 따라 걸어보고 싶은 분이라면, 브라쇼브에서의 여행은 그 여정의 시작이자 중심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