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남부 해안에 자리한 작은 도시, 사란다(Sarandë)는 지중해 여행지 중에서도 가장 눈부신 숨은 보석입니다. 에메랄드빛 바다, 고대 유적과 자연경관, 그리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갖춘 사란다는 유럽인들 사이에선 이미 핫한 여름 휴양지로 자리매김했지만, 국내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발칸의 푸른 보석을 만나러 떠나보세요.
1. 눈부신 에메랄드빛 해안 그림 같은 풍경
사란다가 많은 유럽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림 같은 해변 풍경 때문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해변 도시’가 아닙니다. 파란 하늘과 맞닿은 바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하얀 자갈 해변, 그리고 거리를 채우는 야자수까지, 지중해 특유의 이국적인 낭만이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습니다.
사란다의 해변은 마치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와 그리스 코르푸의 중간 어딘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는 하늘과 바다가 분홍빛으로 물들며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이 도시에 머무를 이유가 충분합니다.
사란다는 알바니아 리비에라의 중심 도시로, 주변에 아름다운 비치들이 즐비합니다. 그중에서도 미러미 해변(Mirror Beach)은 이름처럼 거울처럼 투명한 바닷물로 유명합니다.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스노클링을 하기에 최적이며,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기에도 좋은 해변입니다. 조금 더 한적한 곳을 원한다면 팔레사 비치(Palasa Beach)나 카사밀(Ksamil)까지 내려가 보세요.
특히 카사밀은 최근 유럽 여행 커뮤니티에서 ‘알바니아의 몰디브’라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지역입니다. 눈부신 백사장과 코발트빛 바다, 그리고 그 위에 둥둥 떠 있는 작은 섬들까지… 카사밀에서의 하루는 그 자체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남을 것입니다.
사란다의 해변은 상업적 개발이 과도하지 않아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조용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그리스 코르푸 섬과도 배로 단 30분 거리라, 페리를 타고 국경을 넘는 짧은 여행도 가능하죠. 이렇게 해변과 섬, 도시를 오가는 복합적인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사란다만의 특별한 장점입니다.
해변 산책로를 걷다 보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노천카페와 해산물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있어,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여유로운 휴식의 시간을 보내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여행의 피로가 말끔히 풀리는 이곳에서의 하루는, 그 어떤 럭셔리 휴양지보다 깊은 만족을 선사할 것입니다.
2. 고대 문명과 유네스코 유산, 부틴트 국립공원의 진짜 매력
사란다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고대 유적이 살아 숨 쉬는 도시라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단순한 해변 휴양지로만 생각하지만, 사실 사란다는 기원전 그리스와 로마 제국의 문명이 교차했던 역사적인 요충지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부틴트 국립공원(Butrint National Park)입니다.
부틴트는 사란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 고대 도시 유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이곳은 그리스, 로마, 비잔틴, 오스만 제국 등 다양한 시대를 거치며 지어진 유적들이 한데 모여 있는 거대한 야외 박물관입니다.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건 고대 극장(Theatre)입니다. 기원전 3세기에 건설된 이 극장은 여전히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계단 위에 앉아 상상력을 펼치면 마치 고대 그리스의 연극 한 장면이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근처에는 로마 시대의 목욕탕과 바실리카, 비잔틴 양식의 성당과 탑들이 남아 있어, 시대를 초월한 여행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또한, 공원 내에는 부틴트 성(Butrint Castle)이 위치해 있는데, 이곳은 공원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뷰포인트로 유명합니다.
성의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이온해의 푸른 물결과 고대 도시의 유적들은 여행자에게 큰 감동을 안겨줍니다. 부틴트는 단순히 유적을 보는 곳을 넘어서, 시간의 층을 걷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유럽에서도 유적지와 휴양지가 함께 어우러지는 도시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란다는 매우 드문 조합의 여행지이며, ‘지루하지 않은 휴양’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3. 가격, 분위기, 접근성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유럽 속 이색 여행지
유럽에서 바다를 마주한 휴양지를 찾는다면 대부분은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크로아티아 같은 이름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의 해변 도시는 점점 상업화되었고, 물가 또한 많이 올라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에 비해 사란다는 아름다움은 그대로이면서도 훨씬 합리적인 가격대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유럽의 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해변가 숙소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사란다의 호텔은 성수기에도 1박 50~80유로 정도로 상당히 합리적입니다. 전망 좋은 발코니가 딸린 호텔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예약할 수 있으며, 에어비앤비 역시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 자유여행자에게도 적합한 도시입니다.
음식 가격 또한 만족스럽습니다. 신선한 해산물 요리나 전통 알바니아식 플래터를 즐겨도 1인당 10~15유로면 충분합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저녁을 즐기는 노천 레스토랑의 분위기, 그리고 와인 한 잔까지 곁들여도 다른 유럽 도시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접근성 면에서도 사란다는 코르푸 섬에서 페리로 단 30분 거리라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리스 여행 중 잠시 들러볼 수 있는 완벽한 경유지이자, 발칸 여행자들에게는 해변에서 여유를 즐기기 위한 최종 목적지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알바니아 국내에서는 티라나 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4~5시간 거리로, 대중교통 및 차량 렌트도 어렵지 않게 이용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사란다는 아직까지 대형 리조트와 관광 산업에 과도하게 잠식되지 않은 도시입니다.
그렇기에 여행자가 느낄 수 있는 현지의 정취, 사람들의 진심 어린 환대, 그리고 덜 꾸며진 자연의 모습까지 그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사란다는 ‘고요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작지만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대도시의 번잡함과는 다른, 작고 단단한 평화가 있는 곳. 가격, 분위기, 접근성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이곳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될 유럽의 차세대 여행지가 될 것입니다.
사란다는 단순한 해변 여행지가 아닙니다. 맑은 바다에서의 힐링, 고대 유적에서의 감성 충전, 그리고 이색적인 도시 분위기와 합리적인 여행 비용까지.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진 사란다는 단연코 ‘다음 유럽 여행지 리스트’에 반드시 넣어야 할 도시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진짜 유럽의 여름을 만나러, 사란다로 떠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