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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르나바의 수많은 유산들,걷기 좋은 도시,시장과 작은 광장들

by iwonyoung 2025. 4. 12.

트르나바 교회

1. 도시의 수많은 역사와 종교 유산들

트르나바를 처음 방문한 여행자라면, ‘여기가 슬로바키아?’라는 놀라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 도시가 ‘슬로바키아의 로마’라는 별명을 가진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도시 안에 있는 수많은 역사와 종교 유산들 덕분입니다. 트르나바는 슬로바키아에서 최초로 대학교가 세워졌고, 중세 시절 가톨릭의 중심지로 번성하며 수많은 성당과 수도원들이 지어진 곳입니다. 그 유산이 지금까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도시는 종교적, 역사적 깊이로 가득합니다.

도시 중심에 위치한 성 요한 대성당(Bazilika sv. Jána Krstiteľa)은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오래된 바로크 양식의 성당으로, 외관부터 내부까지 예술적 아름다움이 뛰어납니다. 대성당 내부는 웅장한 천장화와 조각들, 그리고 고요한 분위기 덕분에 여행자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공간이 됩니다. 특히 파이프 오르간 연주가 울려 퍼질 때,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성 니콜라스 성당프란치스코 수도원, 예수회 교회, 그리고 여러 수도원들이 도보로 모두 이어져 있어, 트르나바의 구시가지를 걷는 일은 곧 ‘신앙과 역사를 따라 걷는 길’이 됩니다. 길거리에는 종교 벽화와 조형물이 남아 있어, 거리 전체가 하나의 신앙 박물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도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복잡함이 없고, 골목길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정취는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유럽의 유명 대도시들과는 달리 관광객이 많지 않아, 더욱 조용하고 진지하게 이 도시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진짜 유럽’을 찾는 여행자에게 트르나바는 뜻밖의 보석 같은 도시가 됩니다.

2. 걷기 좋은 도시, 천천히 머물러야 더 빛나는 곳

트르나바의 매력은 그저 역사적인 건축물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도시는 유럽에서 보기 드물게 ‘걷기 좋은 도시’입니다. 전체적으로 평평한 지형과 잘 정비된 인도, 아름다운 구시가지 구조 덕분에 도보 여행자에게 최적의 여행 환경을 제공합니다. 자동차 소음도 적고, 거리 곳곳에는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전용 도로가 있어 매우 쾌적합니다.

도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성벽 유적지와 그 안에 자리한 광장들은 햇볕이 비치는 날에는 그 자체로 그림 같은 배경이 됩니다. 특히, 오후가 되면 성당 앞 벤치에 앉아 일광욕을 즐기는 노인들, 아이와 산책하는 가족들, 조용히 독서를 하는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풍경은 도시가 얼마나 평화롭고 여유로운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트르나바에는 아름다운 카페와 베이커리도 많습니다.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는 슬로바키아 전통 디저트와 현지 로스팅 커피를 즐길 수 있으며, 여행자가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 됩니다. 도심 외곽에는 식물원, 조용한 공원, 작은 시장 등도 있어, 관광보다 ‘머물기’에 초점이 맞춰진 도시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관광 명소를 뛰어다니는 식의 여행이 아닌, 한 도시에서 며칠간 여유롭게 보내며 그 공간의 공기와 리듬을 느끼는 여행자라면 트르나바는 이상적인 여행지입니다. 하루 일정으로 들렀다가도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드는 도시, 그게 바로 트르나바입니다.

3. 로컬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시장과 작은 광장들

트르나바는 겉으로 보기에는 작고 조용한 도시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이곳 사람들의 진짜 삶이 살아 숨 쉬는 장소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지역 주민들이 오가는 재래시장과 작은 광장들입니다.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중심 광장과 성당 주변이 아닌, 골목을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관광 안내서에는 잘 소개되지 않은 일상적인 공간들이 펼쳐집니다.

예를 들어, ‘트르나바 지역 시장(Mestská tržnica)’은 여행자라면 꼭 한 번 들러봐야 할 곳입니다. 현대적인 시설은 아니지만, 제철 채소와 과일, 직접 만든 치즈, 꿀, 꽃 등을 파는 소박한 상점들이 줄지어 있으며, 시장을 오가는 상인들과 주민들의 소소한 대화에서 도시의 따뜻한 정서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가격도 착하고, 상인들은 외국인에게도 기꺼이 미소를 건넵니다. “맛 좀 볼래요?” 하며 건네주는 시식은 이 도시만의 정감 어린 서비스죠.

또한, 시장 근처나 구시가지 곳곳에는 이름 없는 작은 광장들이 숨어 있습니다. 이곳에는 꽃이 만발한 카페테라스, 오래된 분수, 노부부가 앉아 쉬는 벤치, 그리고 책을 읽는 청년들의 모습이 이어지며,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룹니다. 특히 점심시간이 되면 이 광장들은 일터에서 잠시 나와 햇살을 즐기는 현지인들로 채워지는데, 이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자의 마음은 평온해집니다.

관광지가 아닌 삶의 무대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이 도시에 진짜로 ‘도착했다’는 느낌을 주는 순간입니다. 트르나바의 시장과 광장은 소소하지만 강렬한 감동을 주는 여행지입니다.